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과 명태균의 녹취록이 짜깁기 조작이라고 국민의 힘은 주장했다. 국민의 힘은 해당 녹취록을 소리공학연구소 소장 배명진에게 의뢰해서 감정을 맡겼는데 배명진 교수가 17.5초 소리파일에서 편집 조작했다고 하면서 조작한 걸 가리기 위해서 바람소리 같은 배경잡음을 인위적으로 추가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명태균, 윤석열 녹취록 조작이라는 배명진
배명진은 윤석열과 명태균과의 통화내용 전체 17.5초 구간동안 3구간이 음폭이 서로 달라서 3구간이 조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개된 녹취록은 증거로서 가치가 상실됐다면서 윤석열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배명진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배명진 '바이든-날리면'사태 감정
배명진은 바이든 날리면 사태가 터졌을때 윤석열이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말한 부분에 대한 감정의견서를 제출했던 사람이다. 국민들 모두 '바이든'으로 들었고 문맥상으로도 초등학생들도 알만한 부분을 '감정불가'로 결론지었었다. 감정의견서에 기재된 음성분석 결과는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XX(일부 판독불가) ⓓ판독불가 ⓔ쪽팔려서 ⓕ어떡 하나로 판단됨을 최종 감정 결론으로 소견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대가로 1320만원을 받았다.
JSM 정명석 사건 정명석에게 유리한 감정
이단으로 규정되어 있는 기독교복음 선교회 정명석 목사는 여신도들을 성폭행해서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 사건에서 유일한 물증이었던 고소인이 제출한 97분의 녹음파일을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가 감정했다. 배명진은 이때 4차례에 걸쳐서 감정을 해본 결과 녹음이 편집, 조작되었다고 감정했다.
소리공학연구소 숭실대 교수 배명진씨는 25년 이상 언론에 출연해서 소리전문가로 통한다. 궁금한 이야기Y,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세간에 이슈가 된 사건들에 음성분석을 맡으면서 재판은 물론 수사과정에도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PD수첩에서 한번 다뤄진 적이 있었는데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에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발성으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도 했고 목소리만으로 그 사람인지 아닌지 밝힐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형호 군 유괴 살인사건에서는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음성을 듣고 "한국인의 평균 목소리 특성을 봤을 때 범인의 목소리는 20대 중반으로 측정됐다."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성학자들은 배명진의 이런 방식의 음성분석이 말이 안 된다고 말한다. 남자지만 여성의 목소리에 가까울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항상 말끝을 흐리거나 목소리가 작을 수도 있다. 반대로 여성이 남성스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기분 상태에 따라 하이톤이 되거나 저음을 내거나 기어들어가는 소리를 낼 수도 있다. 목소리는 한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말투나 목소리가 어떤 경향을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해서 분석하기 위해서는 변수가 너무 많은데 배명진 교수는 목소리만으로 어떤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음성학자들은 이런 배명진 교수의 분석방식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배명진은 제보자의 음성을 잘못 감정해서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기도 했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를 잘못 받아 적고 그걸 거짓말이라고 해석해서 고인을 욕보이기도 했다.
음성학자들은 배명진 교수의 분석방법에 대해서 일반화 되어 있는 방식도 아니고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국과수 전옥엽 박사도 배명진 교수가 과학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서 사람들한테 헷갈리는 정보를 주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보통 보편적 가치로 과학적이란 것은 정확함, 객관적, 믿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 방식은 비과학적이라는 것이다. 재판이나 수사등에 사용되는 음성분석은 치밀하게 과학적이고 정확성과 객관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보통 재판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음성분석을 필요로 할때는 소리감정을 여러 군데에 의뢰해서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이나 국민의 힘은 비과학적인 음성분석을 하는 배명진 교수의 말을 신뢰하는 듯하다. 윤석열 정권이 주술정권이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믿을 만한 근거를 제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정진석, 강승규의 녹취 조작 주장
어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이 해당 녹취록을 틀자 국민의 힘 강승규 의원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소리규명연구소 배명진 소장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서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다시 끄집어냈다. 그 당시 방심위는 MBC에 제재를 가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제재에 대해서 효력 정지했었다. 강승규는 국민의 힘이 유리한 쪽으로만 다급하게 얘기한 것이다. 바이든-날리면 사태는 감정불가로 일단락된 상태로 항소심이 아직 진행 중임에도 강승규는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말하면서 배명진 교수가 조작이라고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해당 녹취록이 조작일 수 있다고 말했고, 정진석은 강승규의 말에 편승하면서 해당 녹취록이 임의로 조작된 것 같다는 얘기가 뉴스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힘에서 녹취록이 조작이라고 주장하자 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의심하지 않게 해당 녹취록 전체를 틀어서 들어보자고 하니 여당 의원들은 전부 입을 닫았다.
특히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명태균과 윤석열의 통화내용이 정치적,법적,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것이 없다면서 대통령실 입장임을 분명하게 확인해 드린다고 말했다. 녹취록에서는 윤석열이 공관위에서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육성으로 하는데 정진석은 윤석열이 공천에 관한 건의를 보고 받은 것도 없고, 공천 개입 관련한 지시를 한 적도 없다면서 해당 녹취는 일방적인 민주당의 주장이고, 녹취를 문제 제기한 것이 위법한 것이라고 말한다. 정진석은 윤석열이 명태균과의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문자하고 전화한 게 아니고 경선과정에서 관계가 단절 됐다. 그 이후에 취임식 전날 축하 전화를 짧게 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과연 친일파 정진석답다. 일본 사람인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길래 상황에 대한 인지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걸까? 윤석열이 김영선 의원의 공천에 대해 얘기한 것은 덕담이라는 대통령실의 수준을 보니 대통령실이 아사리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윤석열 대신 총대를 멘 것으로 보인다.
아직 녹취록은 수둑하게 쌓여있고, 민주당은 총알도, 대포도 준비되어 있는 상태다. 추가 녹취록이 공개되면 화살이 정진석에게 일부 돌아가서 시선을 돌리겠다는 전략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는 안될 것이다. 최순실보다 더한 국정농단을 마치 당연하고 일상인 것처럼 대하는 윤석열 정권과 정부는 절대 용서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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